고향
정지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 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누구나가 어린 시절 살 던 고향에 가 보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도시화 속에서 위 시의 내용같이
아쉬움이 맘 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어린 시절 같이 놀던 친구들은 어디론가 가 버렸고
어르신들은 이제는 칠십 이상의 고령의 나이에 접어들어서
어린 시절 기억하고 있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나 또한 10살 안팎의 개구장이에서
40살을 넘어 선 12살짜리 아들을 키우고 있으니
내가 변한 것은 인식 못하고
남들이 변한 것만 서운해 한다.
언제나 찾아 보아도 좋은 곳.
언제쯤 그곳에서 자유로이 살 수 있을런지.
이 또한 추억의 소중한 자산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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