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위한 기도문  - 맥아더장군의 기도문

 

 

!주여!


약할때 자기자신을
잘분별 할수 있는 강한 힘과
무서울때 자신을 잃지 않을 담대성을 가지고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 하지않고 태연하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한 아들을 나에게
주시옵소서.

 

실행의 탑을 쌓지않고 공상만 하는자 되지
말게 하시고
먼저 주를 알고
자기자신을 아는 것이
지식의 기초임을 아는 아들을
나에게 허락하소서.

 

바라옵건데 그를 쉬움과 안락의 길로
인도하지마시고
곤란과 도전에 대하여 분투 항거 할 줄 알도록 인도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폭풍속에서 용감히 싸울 줄 알고
패자를 불쌍히 여길 줄 알도록 가르쳐 주시옵소서.

 

그 마음이 깨끗하고
그 목표가 높은 아들...
남을 다스리려고 하기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다스리게 하시며
미래를 바라보는 동시에 과거를 잊지않는
아들을 나에게 주시옵소서.

 

이것을 다 주신 다음,
이에 더하여 유머를 알게 하시어
인생을 엄숙히 살아가면서도
삶을 즐길줄 알게 하시고
자기자신을 너무 드러내지 않고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하소서.

 

그리하여 참으로 위대한것은
소박한데에 있다는것과
참된 힘은 온유함에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토록 하소서.

그리하여
그의 아비인 저는,
헛된 인생을 살지 않았노라고
나직이 말할수 있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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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님 편지

 

 

 


네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 생각하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진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건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네가 나라를 위한  일에 딴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아마도 이 어미가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너의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재호하길 기대하지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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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 아버지의 나이

좋은 글귀 2016. 7. 11. 16:53 Posted by 따시쿵

 

 

아버지의 나이

 

                           정 호 승

 

 

나는 이제 나무에 기댈 줄 알게 되었다
나무에 기대어 흐느껴 울 줄 알게 되었다
나무의 그림자 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가
나무의 그림자가 될 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왜 나무 그늘을 찾아
지게를 내려놓고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 강물을 따라 흐를 줄도 알게 되었다
강물을 따라 흘러가다가
절벽을 휘감아돌 때가
가장 찬란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해질 무렵
아버지가 왜 강가에 지게를 내려놓고
종아리를 씻고 돌아와
내 이름을 한번씩 불러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정호승 - 산산조각

좋은 글귀 2016. 7. 11. 16:48 Posted by 따시쿵

 

 

산산조각

 

                             정 호 승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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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진 - 마중물

좋은 글귀 2016. 3. 19. 11:29 Posted by 따시쿵



마중물

 

                                      - 임의진

 

우리 어릴 적 작두질로 물 길어 먹을 때

마중물이라고 있었다


한 바가지 먼저 윗구멍에 붓고

부지런히 뿜어대면 그 물이 

땅속 깊이 마중나가 큰물을 데불고 왔다


마중물을 넣고 얼마간 뿜다 보면

낭창하게 손에 느껴지는 물의 무게가 오졌다


누군가 먼저 슬픔의 마중물이 되어준 사람이

우리들 곁에 있다


누군가 먼저 슬픔의 무저갱으로 제 몸을 던져

모두를 구원한 사람이 있다


그가 먼저 굵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기에

그가 먼저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을 꿋꿋이 

견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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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 대추 한 알

좋은 글귀 2015. 5. 18. 10:59 Posted by 따시쿵

 

 

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출처  : 『시집:붉디 붉은 호랑이 – 애지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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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 내 믿음의 부활절

좋은 글귀 2015. 4. 8. 16:37 Posted by 따시쿵



내 믿음의 부활절


                          유 안 진


지난 겨울

얼어 죽은 그루터기에도

새삭이 돋습니다.


말라 죽은 가지 끝

굳은 티눈에서도

분홍 꽃잎 눈부시게 피어납니다.


저 하찮은 풀포기도

거듭 살려내시는 하나님

죽음도 물리쳐 부활의 증거 되신 예수님


깊이 잠든 나의 마음

말라죽은 나의 신앙도

살아나고 싶습니다.


당신이 살아나신

기적의 동굴 앞에

이슬 젖은 풀포기로

부활하고 싶습니다.


그윽한 믿음의 향기

풍겨내고 싶습니다.

해마다 기적의

증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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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환 - 행복

좋은 글귀 2015. 2. 23. 14:07 Posted by 따시쿵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던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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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 그 사람을 가졌는가

좋은 글귀 2014. 2. 28. 14:07 Posted by 따시쿵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不義)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며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시집「수평선 너머」(한길,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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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 굽이 돌아가는 길

좋은 글귀 2013. 12. 26. 09:08 Posted by 따시쿵




굽이 돌아가는 길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바른 길보다는

산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은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은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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