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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10 김용화 - 가을의 초대장
  2. 2012.09.18 수오재기(守吾齋記) (1)
  3. 2012.05.31 안도현 - 너에게 묻는다 (5)
  4. 2012.03.14 서정주 - 푸르른 날 (2)
  5. 2012.02.23 윤동주 - 별 헤는 밤 (1)
  6. 2012.01.26 정지용 - 고향
  7. 2012.01.18 이해인 - 감사예찬 (1)
  8. 2012.01.03 정호승 - 송구영신(送舊迎新)
  9. 2011.11.17 천상병 - 귀천(歸天)
  10. 2011.11.16 천상병 - 행복 (3)

김용화 - 가을의 초대장

좋은 글귀 2012.10.10 11:18 Posted by 따시쿵




가을의 초대장

                               김용화


가을이 나에게 초대장을 보내왔습니다

꼭 오시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만

그대와 함께 가고 싶습니다


나뭇잎마다 시화전을 한다는군요

 

예쁜 잎새에 시를 한편 쓰고 색깔을 넣어서

대지 앞으로 제출한다고 합니다.

심사는 그대가 해도 좋겠습니다

 

밤하늘 오선지에 그려진 악보를 보고

귀뚜라미는 연주회를 한다는군요

이것도 그대가 심사해도 좋겠습니다

 

해질 무렵에는

구름이 수채화를 그린답니다

역시 심사는 그대의 몫입니다


꽃들은 패션쇼를 한다는데

그대가 특별 출연하다면 

갈채를 받을겁니다


햇빛은 과일 조각전을 한다고 합니다

이것도 볼만하겠습니다

 

그대의 팔짱을 끼고

축제에 간다고 생각하니

가을 하늘만큼이나 마음이 설레고 기쁘답니다.


제발, 일이 바쁘다고

구차한 변명은 하지 마세요

내가 싫거나 가을이 싫거나

둘중 하나겠지만,

가을 축제에 꼭 같이 가겠다고 손도장 찍어요.


그리고 한가지 더 부탁 한다면

가을이 보는 앞에서 멋진 키스도 허락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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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오재기(守吾齋記)

좋은 글귀 2012.09.18 09:16 Posted by 멋진아낙네

수오재기(守吾齋記)

 

  守吾齋者伯氏之所以名其室也余始也疑之曰物之與我으로 시작되는 수오재기(守吾齋記)는 수오재에 대한 기록이다. 여기서 기()건조물이나 산수의 유람을 적은 한문 문체를 말한다.

  수오재는 다산 정약용의 큰 형님인 정약현의 호이자, 약현이 자신의 방에 붙인 이름이다. ‘나를 지키는 집이라는 뜻의 수오재의 참뜻을, 정약용은 귀양을 가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젊은 시절 다산은, 나 자신만큼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굳이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집이나 땅은 옮겨 갈 수 없고, 책도 다시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는 나 자신과 견고히 묶여 있어 떨어질 수 없기에 지키지 않아도 어디로 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귀양살이 중에 불현듯 깨달음을 얻게 된 다산은 수오재의 참 의미를 알게 된다. ‘무릇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켜야 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짧은 글이지만 다산의 마음가짐을 잘 알 수 있는 글이다. 다산의 글에는 이렇게 마음과 정신을 맑게 하는 글이 많다. 다산 개인의 평가에 대해 분분한 면이 있긴 하지만, 다산의 명징한 문체를 접하고 있으면 마음의 중용(中庸)을 깊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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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 너에게 묻는다

좋은 글귀 2012.05.31 16:41 Posted by 따시쿵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연탄 한 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 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 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일 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장도 되지 못하였지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네. 나는
 

 

 

 

반쯤 깨진 연탄

 

                       안도현

 

언젠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을 것이다
나를 끝 닿는 데까지 한번 밀어붙여 보고 싶은 것이다
타고 왔던 트럭에 실려 다시 돌아가면
연탄, 처음으로 붙여진 나의 이름도
으깨어져 나의 존재도 까마득히 뭉개질 터이니
죽어도 여기서 찬란한 끝장을 한번 보고 싶은 것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뜨거운 밑불 위에
지금은 인정머리 없는 차가운, 갈라진 내 몸을 얹고
아래쪽부터 불이 건너와 옮겨 붙기를
시간의 바통을 내가 넘겨 받는 순간이 오기를
그리하여 서서히 온몸이 벌겋게 달아오르기를
나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나도 보고 싶은 것이다


모두들 잠든 깊은 밤에 눈에 빨갛게 불을 켜고
구들장 속이 얼마나 침침한지 손을 뻗어보고 싶은 것이다
나로 하여 푸근함 잠 자는 처녀의 등허리를
밤새도록 슬금슬금 만져도 보고 싶은 것이다.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 부터 연관된 시들을 같이 올려본다.

머리를 깨치는 방법은 많은 말과 화려한 수식어가 있는 문장보다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몇줄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 바로 이 시를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신영복 선생의 [나의 동양고전 독법 - 강의] 책의 무일(無逸)편에 '불편함이야말로 우리의 정신을 깨어 있게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없는 것이지요. 살아간다는 것이 불편한 것이고, 살아간다는 것이 곧 상처받는 것이다' 라는 문맥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나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아니 가장 가까운 부인이나 남편,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는지 자문자답을  해 보면 심히 부끄럽다. 나에게 묻는 질문치고는 답변이 궁색하다. 


'삶이란 나 아닌 누군가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 되는 것' 깊이 맘속에 간직하면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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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 푸르른 날

좋은 글귀 2012.03.14 13:15 Posted by 따시쿵

푸르른 날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서정주 [徐廷柱, 1915.5.18~2000.12.24]


본관은 달성(達城), 호는 미당(未堂)이다. 1915년 5월 18일 전라북도 고창(高敞)에서 태어났다. 고향의 서당에서 공부한 후, 서울 중앙고등보통학교를 거쳐 1936년 중앙불교전문학교를 중퇴하였다.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벽〉으로 등단하여 같은 해 김광균(金光均)·김달진(金達鎭)·김동인(金東仁) 등과 동인지 《시인부락(詩人部落)》을 창간하고 주간을 지냈다. 1941년 〈화사(花蛇)〉〈자화상(自畵像)〉〈문둥이〉등 24편의 시를 묶어 첫시집 《화사집》을 출간했다.
 

그러나 1942년 7월 《매일신보》에 다츠시로 시즈오[達城靜雄]라는 이름으로 평론 《시의 이야기-주로 국민 시가에 대하여》를 발표하면서 친일 작품을 쓰기 시작하였다. 이후 1944년까지 친일 문학지인 《국민문학》과 《국민시가》의 편집에 관여하면서 수필 《징병 적령기의 아들을 둔 조선의 어머니에게》(1943), 《인보(隣保)의 정신》(1943), 《스무 살 된 벗에게》(1943)와 일본어로 쓴 시 〈항공일에〉(1943), 단편소설 《최제부의 군속 지망》(1943), 시 《헌시(獻詩)》(1943), 《오장 마쓰이 송가》(1944) 따위의 친일 작품들을 발표했다.
 

1948년에는 시집 《귀촉도》, 1955년에는 《서정주 시선》을 출간해 자기 성찰과 달관의 세계를 동양적이고 민족적인 정조로 노래하였고, 이후 불교 사상에 입각해 인간 구원을 시도한 《신라초》(1961), 《동천》(1969), 토속적·주술적이며 원시적 샤머니즘을 노래한 《질마재 신화》(1975)와 《떠돌이의 시》(1976) 외에 《노래》(1984), 《팔할이 바람》(1988), 《산시(山詩)》(1991), 《늙은 떠돌이의 시》(1993) 등을 출간하였다.
 

1948년 《동아일보》 사회부장·문화부장, 문교부 예술국장을 거쳐 1954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되었다. 이후 조선대학교·서라벌예술대학교 교수, 동국대학교 문리대학 교수(1959~1979)를 지낸 뒤 동국대학교 대학원 종신 명예교수가 되었다. 1971년 현대시인협회 회장, 1972년 불교문학가협회 회장, 1977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1984년 범세계 한국예술인회의 이사장, 1986년 《문학정신》 발행인 겸 편집인을 지냈고, 2000년 12월 24일 사망하였다.

저작에는 《한국의 현대시》《시문학원론》《세계민화집》(전5권) 등이 있으며, 시집에는 위의 시집 외에 《흑산호》(1953), 《국화 옆에서》(1975), 《미당 서정주 시전집》(1991) 등이 있다. 대한민국문학상·대한민국예술원상, 5·16 민족상, 자유문학상 등을 받았고,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2002년 2월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 모임'이 자체 조사하여 발표한 '일제하 친일 반민족행위자 1차 명단(708명)'에 포함되었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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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서정주

윤동주 - 별 헤는 밤

좋은 글귀 2012.02.23 13:35 Posted by 따시쿵

별 헤는 밤

                         윤 동 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異國)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볕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출처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우리들은 별에 많은 의미들을 담고 생각한다. 
별에 추억, 사랑, 동경, 사랑 등등등. 각자가 기원하는 대상을 별에 감정 이입을 해서 우리 편한데로 별을 대상화 한다.

밤 하늘 별을 쳐다보면서 부모님도 생각하고, 사랑하는 연인 얼굴도 생각하고, 자식 생각도 하고...심지어 소원을 빌기도 한다.

오늘 밤에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별을 찾아서 소원 하나 빌어 봐야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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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 고향

좋은 글귀 2012.01.26 18:02 Posted by 따시쿵

            고향
 
                                        정지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 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누구나가 어린 시절 살 던 고향에 가 보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도시화 속에서 위 시의 내용같이
아쉬움이 맘 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어린 시절 같이 놀던 친구들은 어디론가 가 버렸고
어르신들은 이제는 칠십 이상의 고령의 나이에 접어들어서
어린 시절 기억하고 있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나 또한 10살 안팎의 개구장이에서
40살을 넘어 선 12살짜리 아들을 키우고 있으니
내가 변한 것은 인식 못하고
남들이 변한 것만 서운해 한다.

언제나 찾아 보아도 좋은 곳.
언제쯤 그곳에서 자유로이 살 수 있을런지.

이 또한 추억의 소중한 자산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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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 감사예찬

좋은 글귀 2012.01.18 08:42 Posted by 따시쿵

감사 예찬

                          이해인 

감사만이
꽃길입니다 
 
누구도 다치지 않고
걸어가는
향기 나는 길입니다.

감사만이
보석입니다 
 
슬프고 힘들 때도
감사할 수 있으면
삶은 어느 순간
보석으로 빛납니다.

감사만이
기도입니다 
 
기도 한 줄 외우지 못해도
그저
고맙다 고맙다
되풀이하다 보면 

어느 날
삶 자체가
기도의 강으로 흘러
가만히 눈물 흘리는 자신을
보며 감동하게 됩니다   

출처 : 이해인 산문집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기도 한 줄 외우지 못하고
아들과 부인의 성화에 못이겨,
그리고 이리도 인생살이가 꼬여만 가는가 하는
생각에 나간 동네 아파트에 있는 교회.

이제는 누구보다 열심히
아침 기도 아내와 같이 나가고
아들과 같이 잠자기 전에 주기도문으로 
하루를 마무리 짓고
좋은 꿈 꾸라는 덕담(?)도 오가며 사는 우리집.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감사하고 감사하며 또 감사하게 생각하고 
오늘도 기쁜 맘으로 하루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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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送舊迎新)

                                   정 호 승

내 가슴에 
손가락질하고 가는 사람이 있었다.
내 가슴에 못질하고 가는 사람이 있었다.
내 가슴에 비를 뿌리고 가는 사람이 있었다.
한평생 그들을 미워하며 사는 일이 괴로웠으나
이제는 내 가슴에 똥을 누고 가는 저 새들이
그 얼마나 아름다우냐.

- 정호승의《내 가슴에》중에서 -

사람에 대한 환멸을 느끼면서도 
사람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잃어 버리지 않기 위해 기도로 시린 맘을 달래 본다.

사람을 미워하면 안돼.
왜냐고???

보고 있으면 미워지는 맘이 생기기 때문이지...

사람을 미워하면 안돼.
왜냐고???

생각하면 아름다운 내 영혼이 야금야금 썩어 지기 때문이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 차원에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미워지는 맘이 드는 순간부터 내 맘 속에 병이 생기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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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귀 2011.11.17 08:37 Posted by 따시쿵



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미련과 집착을 버리고 죽음을 담담하게 마주할 수 있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인의 정신이요, 세속을 초월한 달관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와 벗하는 상대는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과 '노을', '구름' .........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이, 현실이 잠깐 소풍나와서 나들이하는 거라 믿는 시인의 생각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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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 - 행복

좋은 글귀 2011.11.16 08:55 Posted by 따시쿵


행복  

                          천상병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이 없고
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
시인이니
명예욕도 충분하고
이쁜 아내니
여자 생각도 없고
아이가 없으니
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집도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다 사주니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더구나
하나님을 굳게 믿으니
이 우주에게
가장 강력한 분이
나의 빽이시니
무슨 불행이 온단 말인가!


행복?
내 발등에, 내 주위에 주저리주저리 달려 있는게 행복인데 그냥 줍기만 한면 된다. 

오늘 하루 몇개 더 주워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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