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 푸르른 날

좋은 글귀 2012. 3. 14. 13:15 Posted by 따시쿵

푸르른 날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서정주 [徐廷柱, 1915.5.18~2000.12.24]


본관은 달성(達城), 호는 미당(未堂)이다. 1915년 5월 18일 전라북도 고창(高敞)에서 태어났다. 고향의 서당에서 공부한 후, 서울 중앙고등보통학교를 거쳐 1936년 중앙불교전문학교를 중퇴하였다.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벽〉으로 등단하여 같은 해 김광균(金光均)·김달진(金達鎭)·김동인(金東仁) 등과 동인지 《시인부락(詩人部落)》을 창간하고 주간을 지냈다. 1941년 〈화사(花蛇)〉〈자화상(自畵像)〉〈문둥이〉등 24편의 시를 묶어 첫시집 《화사집》을 출간했다.
 

그러나 1942년 7월 《매일신보》에 다츠시로 시즈오[達城靜雄]라는 이름으로 평론 《시의 이야기-주로 국민 시가에 대하여》를 발표하면서 친일 작품을 쓰기 시작하였다. 이후 1944년까지 친일 문학지인 《국민문학》과 《국민시가》의 편집에 관여하면서 수필 《징병 적령기의 아들을 둔 조선의 어머니에게》(1943), 《인보(隣保)의 정신》(1943), 《스무 살 된 벗에게》(1943)와 일본어로 쓴 시 〈항공일에〉(1943), 단편소설 《최제부의 군속 지망》(1943), 시 《헌시(獻詩)》(1943), 《오장 마쓰이 송가》(1944) 따위의 친일 작품들을 발표했다.
 

1948년에는 시집 《귀촉도》, 1955년에는 《서정주 시선》을 출간해 자기 성찰과 달관의 세계를 동양적이고 민족적인 정조로 노래하였고, 이후 불교 사상에 입각해 인간 구원을 시도한 《신라초》(1961), 《동천》(1969), 토속적·주술적이며 원시적 샤머니즘을 노래한 《질마재 신화》(1975)와 《떠돌이의 시》(1976) 외에 《노래》(1984), 《팔할이 바람》(1988), 《산시(山詩)》(1991), 《늙은 떠돌이의 시》(1993) 등을 출간하였다.
 

1948년 《동아일보》 사회부장·문화부장, 문교부 예술국장을 거쳐 1954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되었다. 이후 조선대학교·서라벌예술대학교 교수, 동국대학교 문리대학 교수(1959~1979)를 지낸 뒤 동국대학교 대학원 종신 명예교수가 되었다. 1971년 현대시인협회 회장, 1972년 불교문학가협회 회장, 1977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1984년 범세계 한국예술인회의 이사장, 1986년 《문학정신》 발행인 겸 편집인을 지냈고, 2000년 12월 24일 사망하였다.

저작에는 《한국의 현대시》《시문학원론》《세계민화집》(전5권) 등이 있으며, 시집에는 위의 시집 외에 《흑산호》(1953), 《국화 옆에서》(1975), 《미당 서정주 시전집》(1991) 등이 있다. 대한민국문학상·대한민국예술원상, 5·16 민족상, 자유문학상 등을 받았고,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2002년 2월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 모임'이 자체 조사하여 발표한 '일제하 친일 반민족행위자 1차 명단(708명)'에 포함되었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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