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봉 - 만남

좋은 글귀 2011. 10. 7. 08:40 Posted by 따시쿵

 

만남

     
                                      정 채 봉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입니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나니까요.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입니다.
피어 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요.
 
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입니다.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닳았을 때는 던져버리니까요.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 지우개와 같은 만남입니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니까요.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과 같은 만남입니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 주니까요.

'좋은 글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채봉 - 엄마  (0) 2011.10.07
정채봉 -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1) 2011.10.07
정채봉 - 첫마음  (3) 2011.10.07
김현승 - 가을의 기도  (0) 2011.09.17
신경림 - 아버지의 그늘  (0) 2011.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