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종 - 방문객

좋은 글귀 2011. 10. 28. 11:36 Posted by 따시쿵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인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그가 그의 일생과 함께 나에게 오고
그가 떠난 자리에 그가 가져온 그의 일생만큼의 빈자리가 생긴다면..
나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

사람이 나에게 오는 것은 .. 아직은 버거운 이야기다.
그가 오는 것도, 그가 가는 것도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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