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 - 대추 한 알

좋은 글귀 2015. 5. 18. 10:59 Posted by 따시쿵

 

 

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출처  : 『시집:붉디 붉은 호랑이 – 애지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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