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우리 아이들의 학교....

일상다반사 2011. 11. 9. 17:11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결국,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아이의 학교에서,
그 이상한 학교의 여러 미친 선생 중의 한 명이,
그 선생이 담임을 맡고 있는 반의 학부모들이,
아침 댓바람부터 피켓팅을 했단다.

방송국에서 뛰어오고
교장 교감은 그 난리통에도 미친 선생 감싸느라
이구실 저변명 너저분하게 들이대면서
온갖 핑계로 일관하고
천진난만한 얼굴의 아이들은
똥된장 구별도 못하고 방송국 카메라 따라다니기 바쁘다.

아이를 전학시킬 만반의 준비 끝내고 들이댄 학부모는
무너지는 가슴에 피켓 하나 달랑 들고
차갑고 따가운 시선 오롯이 맞아가며
그 아침을 그렇게 보냈을 거다.
시커매진 가슴으로 이 갈며 미친 선생들의 작태를 노려봤을 거다.

나 역시 지난해 비슷한 경험을 했다.
무식하고 졸렬한 담임새끼(분명 그 놈은 선생 아닌 '새끼'였다)는
아이들을 주먹쥐고 엎드리게 한 후 팔꿈치를 걷어차 도미노로 넘어뜨리질 않나
책상을 정면에서 걷어 차 아이들의 책과 연필이 교실 바닥에 나동그라져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이 그지같은 새끼들아!"를 연발했더랬다.
이 새끼 죽이겠다고, 눈에 불 켜고 학기 막판에 싸울 각오했는데
눈치빠른 여우같은 그새끼는
낌새를 알아채고 아이들에게 형식적인 공개사과를 하는 것으로 대충 얼버무려지고 말았다.

더러운 학교, 거지같은 선생...
'다 그런건 아니다'.
나도 안다. 인정한다. 사실이다.
그러나, 참으로 상상할 수 없을만큼 많은 선생들이
참스승일 수 없는 짓을 오늘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아이들은 버얼써 그런 선생들에 학습되고 훈련되어
천진한 얼굴을 하고 당연한듯 욕지거리를 한다.

나는
화가 나서 가슴이 벌렁거리다가
이내 슬퍼져서 먹먹했다.

내 아이의 찬란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초등학교 시절이 불쌍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우스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팔짱끼고 즐기는
꼴통 선생들이 존재하는 이 나라의 현실이 아득해서

하아, 하아
한숨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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