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이 달라졌어요 #1. 手達先生 入身記.

일상다반사 2010. 12. 22. 12:20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가방 세번 잃어버리고 수십차례의 외박 이후 마눌의 생일을 즈음하여 술을 딱 끊은 남편은,
지난 4개월여동안 많은 변화를 보였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늦게나마 인생공부에 일로매진하고 있다는거다.
처음, 내가 찾아나선 손금쟁이와의 에피소드에서부터 출발한 남편의 인생공부는
그냥 재미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재미나 장난 수준이 아니었다. 관련도서(손금의 정석)와 관련비품(형광펜, 지문스탬프, 각도기, 자, 빨간펜 등등)을 사서 그림공부도 하고, 가까운 사람들의 변변찮은 손금도 찍어와서 진지하게 분석한다.
남편은 급기야 한단계 나아가 '사주명리학'도 살살 공부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기 사주는 못보는게 역술인들의 딜레마라고, 나중에 사주봐주다 틀리면 빠져나갈 구멍도 만들어 놓는다.
나는 대충, 재미로만 하라고 하지만 내말은 귓등으로 듣으면서 한마디 한다.
"나중에 형주가 여친 델꼬오면 좋은지 어쩐지는 잘 봐야할꺼 아냐."
백번 맞는 말이라 '이의 없음'으로 입을 닫는다.

우리 남편은 이렇게 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