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오재기(守吾齋記)

좋은 글귀 2012. 9. 18. 09:16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수오재기(守吾齋記)

 

  守吾齋者伯氏之所以名其室也余始也疑之曰物之與我으로 시작되는 수오재기(守吾齋記)는 수오재에 대한 기록이다. 여기서 기()건조물이나 산수의 유람을 적은 한문 문체를 말한다.

  수오재는 다산 정약용의 큰 형님인 정약현의 호이자, 약현이 자신의 방에 붙인 이름이다. ‘나를 지키는 집이라는 뜻의 수오재의 참뜻을, 정약용은 귀양을 가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젊은 시절 다산은, 나 자신만큼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굳이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집이나 땅은 옮겨 갈 수 없고, 책도 다시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는 나 자신과 견고히 묶여 있어 떨어질 수 없기에 지키지 않아도 어디로 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귀양살이 중에 불현듯 깨달음을 얻게 된 다산은 수오재의 참 의미를 알게 된다. ‘무릇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켜야 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짧은 글이지만 다산의 마음가짐을 잘 알 수 있는 글이다. 다산의 글에는 이렇게 마음과 정신을 맑게 하는 글이 많다. 다산 개인의 평가에 대해 분분한 면이 있긴 하지만, 다산의 명징한 문체를 접하고 있으면 마음의 중용(中庸)을 깊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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