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지안 /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오늘의 책 2014. 7. 14. 09:54 Posted by 따시쿵

저 : 위지안


于娟

1979년 생. 상하이 자오퉁대학교를 졸업하고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에 유학한 뒤 돌아와 상하이 푸단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어린 시절에는 주로 남자 아이들과 어울려 놀며 ‘꼬마 깡패’로 악명이 높았다. 한편으로는 소문난 독서광이었으며, 지는 것을 싫어해 공부에서든 놀기 또는 먹기에서든 항상 또래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두곤 했다. 


환경 경제를 공부하기 위해 노르웨이에 유학을 갔다가, 이른바 ‘노르웨이 숲’에 온통 마음을 빼앗겨 ‘숲에 미래가 있다’는 비전을 세운 채 중국으로 돌아와 교수가 되었다. 숲에서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숲 프로젝트’를 정부에 제안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던 2009년 10월, 갑작스럽게 말기 암 판정을 받았다. 이륙 준비를 마친 우주선이 카운트다운 직전에 어이없이 폭발해버린 것처럼, 그녀의 삶은 절정의 순간에서 곧바로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러나 곧 좌절과 분노를 딛고 일어나 ‘앞으로 남겨진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했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깨달은 것들을 일상의 에피소드와 함께 블로그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기 앞에 남겨진 삶이 길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뼈가 부서지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지켜냈으며, 낙천적인 태도로 인생의 참다운 가치와 소박한 행복을 이야기했다. 


그녀의 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고,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지혜를 배웠다. 새로운 도전을 꿈꾸게 된 사람도 많았다. 삶의 끝에 이른 그녀가, 살아갈 날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준 셈이다. 위지안은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를 일깨워주고는 2011년 4월 19일 새벽 세 시에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의 영혼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남아 영원히 빛나는 별이 되었다.




믿음은 순도 100퍼센트라는 것


어느 날, 맥도널드가 이런 말을 했다.

"그야 우리는 서로 믿으니까. 지안, 당신이 겨냘 거라는 사실을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아. 게다가 우리보다 더 많이 변한 건 바로 당신이야. 가족들과 즐겁게 지내려는 당신의 의지가 우리들 모두에게 전해지고 있는 것 아닐까. 우리는 믿음이라는 끈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잖아."


맞는 말이었다. 믿음이란 오로지 순도 100퍼센트일 뿐이다. 조금 덜 믿거나 아주 조금만 의심해도 사라지는 게 믿음이기에 그저 '믿느냐, 안 믿느냐'뿐인 것이다.


처음에는 수시로 찾아오는 고통을 나 혼자 감당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우리는 삶의 최후 순간까지 혼자 싸우는 게 아니었다.

고개만 돌려보아도 바로 옆에, 그리고 뒤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나와 사람들 사이에는 강고한 믿음이라는 끈이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혼자가 아닌 것이다.



감추고만 싶은 진심도 있다는 것


나도 모르게 물병으로 눈길이 갔다. 매일 새벽 어두운 산길을 절뚝절뚝 걸어 올라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렇게 떠 온 물에다 기도를 하고, 또 그 물오 약재를 우려낸 뒤 물병에 싸 들고 아침 일찍 병원까지...


맥도널드가 수건으로 내 눈가를 한참 닦아주었다.


"정성이란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매일매일 지속되는 사소함에 있다는 것을

그때까지 나는 알지 못했다."


아빠가 불편한 다리로 산에 오르고, 그토록 싫어하던 기도를 한다는 것도 그랬지만, 그런 진심을 끝내 내게 감추고 싶어 했다는 사실에 눈물이 났다. 세상엔 끝끝내 감추고만 싶은 진심도 있는 것이었다. 특히 남자들의 진심은.



누구나 막대한 빚을 지고 있다는 것


내가 '여성성;을 잃고 싶지 않아 갈등하고 있을 때, 남편은 나를 잃을까봐 애를 태우고 있었다. 털털하기만 했던 내가,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여자인 모양이었다.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늙어 보일까봐'를 걱정하다니.


만일 삶이란 게 혼자만을 위한 것이었다면, 나는 아마 더 쉽게 포기하고 더 빨리 절망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 혹독한 시간들을 버텨내고 난소에 집착하는 욕심을 부릴 수 있었던 것은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때 알았다. 누구나 사랑의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을.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갑자기 힘들어지거나 슬픔에 빠지게 되면 그 빚이 어떻게 새로 생기는지 느낄 수 있다. 나의 경우는 빚이 너무 엄청나서 헤아릴 수도 없지만...


"우리는 가족과 친구, 소중한 이웃들에게

이떤 형태로든 사랑의 빚을 지며 살고 있다.

그러니까 행복한 것은, 언제난 갚아야 할 빚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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