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이 달라졌어요 #2. 日就月將하는 글솜씨

일상다반사 2010. 12. 22. 12:34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나야 원래 종이밥으로 먹고사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게다가 활자중독까지 있어서 활자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우왕좌왕한다.
   화장실에서도 뭔가를 들고 꼭 봐야만 한다. 혹 책이 없으면 하다못해 샴푸통에 써 있는 자잘한 글자라도 읽어야 원활한 배변활동이 성립된다.
   책 읽기가 얼마나 좋은 일인지 일러 무삼하리오 싶어 주구장창 남편에게 책 좀 읽으라 해도
酒님과 늘 함께 하는 생활에 젖어 내 말을 열심히 씹어먹던 남편은, 斷酒하면서부터 책을 가까이 하기 시작했다. 그간 집에 쌓여있던 다종다기한 책들은 물론이요, 내가 읽고싶어 주문한 최근 신간까지 모두 해치우는 괴력의 식성(!)을 보여주고 있다.
   input이 있으면 output도 있는 법. 남편의 독서열은 빼어난 표현력으로 이어져 이제 글을 쓰는 족족 매끄러운 문체와 부드러운 필력을 보이고 있다.
   전에는 고등어 가시걸리듯 턱턱 걸리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제는 푸딩처럼 솔솔 잘 넘어가는
맛깔나는 글을 쓰고 있다. 또 읽어보고 싶은 그런 글을.

   우리 남편은 이렇게 '아름답게'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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