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둥바둥 돈벌이

일상다반사 2010. 12. 3. 14:03 Posted by 따시쿵
아내가 일년 전 쯤에 시작한 논술 공부를 시작해서 이번 여름전에 논술2급 자격증을 땄고 그걸 가지고 초등학교 학생등 논술을 지도한다면서 2주전에는 3명을 엮어서 왔다. 물론 아들이 다니는 학교 친한 엄마들과 얘기하고 이번 겨울 방학에 시작하는 것이겠지 생각하고 있었다.

어제는 논술을 아내에게 가르친 선생님이 건강이 안 좋아서 아내에게 강의 한 분야를 나누어 주어서 인수인계겸 인천에 다녀왔다. 돌아온 시간은 밤 11시.

작은 일에 감사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보통 노력으로는 달성하기 힘들다는 걸 세삼 실감하며, 내가 가진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습관과 생각을 가지지만 여전히 떨칠수 없는 게 돈벌이에 대한 안타까움과 지겨움 같은 게 밀려 온다.

서로 사랑해서 만나고 살지만
그 살아가는 과정은 서로가 각고의 노력과 
삶에 대한 뜨거운 열망 없이는 이루기 힘들다는 것.

데이트 할때는 멋있는 모습과
이쁜 모습만을 보여 줄려고 하지만
살아가는 모습은 내 내면의 모든 것을 까발리고
벌거숭이가 되고 지치고 비굴한 모습까지 보여 주어야만 
부부라 할 수 있는 현실.

아내가 돈이 필요하다고 할때 뭉칫 돈 줄수 있는 남편
아내가 도와달라고 할때 도와둘 수 있는 남편
아들이 사고 싶다는 게임기가 있을 때 사줄 수 있는 아빠
처갓집 노인네들 빠듯하게 살아가는 모습 보면서 도와 줄 수 있는 사위
돈 좋아하는 우리 형제들 뭉칫 돈 척척 줄 수 있는 동생
부모님 묘소 찾아가고 싶을 때 지척에 있다면 갈 수 있는 아들
회사 힘들 때 도와 줄 수 있는 직원
친구가 구원투수 노릇을 해달라고 사인을 보낼때 갈 수 있는 친구

내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도와줄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면 하지만 
현실은 내 자신조차 돌아볼 여력이 없어서 숨이 턱까지 턱턱 막히는
현실을 보면 한쪽 가숨이 아련하다.

아내가 돈벌이에 눈독을 들이는 것을 보면 매일매일 근면성실하게라도 살아야지 하는
아주 소시민적인 다짐밖에 할 수 없는 가장이 초라해진다.

그래도 아들 천진난만에게 나에게 묻는다.
아빠는 아픈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아파봤냐고?
아들이 더 커서 아빠는 보통 아빠랑 같네 라고 생각이 들면 얼마나
실망스러울까하는 생각이 든다.

슈퍼맨을 꿈꾸지만 가장 평범한 직장인이 할 수 있는게 무얼까 생각해 보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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