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봉 - 만남

좋은 글귀 2011. 10. 7. 08:40 Posted by 따시쿵

 

만남

     
                                      정 채 봉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입니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나니까요.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입니다.
피어 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요.
 
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입니다.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닳았을 때는 던져버리니까요.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 지우개와 같은 만남입니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니까요.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과 같은 만남입니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 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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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봉 - 첫마음

좋은 글귀 2011. 10. 7. 08:35 Posted by 따시쿵

 

 

첫 마음
            
                                                      정 채 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뜀이 식지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 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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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승 - 가을의 기도

좋은 글귀 2011. 9. 17. 12:26 Posted by 따시쿵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출처 : 김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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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 아버지의 그늘

좋은 글귀 2011. 8. 12. 13:19 Posted by 따시쿵

 

 

아버지의 그늘
                                            신경림
 
툭하면 아버지는 오밤중에
취해서 널브러진 색시를 업고 들어왔다.
어머니는 입을 꼭 다문 채 술국을 끓이고
할머니는 집안이 망했다고 종주먹질을 해댔지만,
며칠이고 집에서 빠져나가지 않는
값싼 향수내가 나는 싫었다
아버지는 종종 장바닥에서
품삵을 못 받은 광부들한테 멱살을 잡히기도 하고
그들과 어울려 핫바지춤을 추기도 했다
빚 받으러와 사랑방에 죽치고 않아 내게
술과 담배 심부름을 시키는 화약장수도 있었다
 
아버지를 증오하면서 나는 자랐다.
아버지가 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노라고
이것이 내 평생의 좌우명이 되었다
나는 빚을 질 일을 하지 않았다.
취한 색시를 업고 다니지 않았고,
노름으로 밤을 지새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런 아들이 오히려 장하다 했고
나는 기고만장했다.  그리고 이제 나도
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진 나이를 넘었지만
 
나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한 일이 없다
일생을 아들의 반면교사로 산 아버지를
가엾다고 생각한 일도 없다.  그래서
나는 늘 당당하고 떳떳햇는데 문득
거울을 쳐다보다가 놀랐다.  나는 간 곳이 없고
나약하고 소심해진 아버지만이 있어서
취한 색시를 안고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고,
호기있게 광산에서 돈을 뿌리던 아버지 대신
그 거울속에는 인사동에서도 종로에서도
제대로 기 한번 못 펴고 큰 소리 한번 못 치는
늙고 초라한 아버지만이 있다.


음력 7월 27일은 아버지 기일이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늘 술에 취해 있거나
방에서 누워 계셨다는 것 밖에는 .........

생전에 자식들이나 어머니에게 잘 해 주시지 못하고
가셨는지, 왜 그리 사셨냐고 따지고 싶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나의 어리석고 어린 생각이였다는 것을
나도 한 가정의 가장(家長)이 되고 보니 알겠습니다.

지금은 좋은 곳에서 편히 쉬고 계실 아버지에게
늦었지만 소리내어 말해 봅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어머니가 된 여자는 알고 있나니
 
                                              이성부
 
어머니 그리워지는 나이가 되면
저도 이미 어머니가 되어 있다.

우리들이 항상 무엇을
없음에 절실할 때에야
그 참모습을 알게 되듯이.
 
어머니가 혼자만 아시던 슬픔
그 무게며 빛깔이며 마음까지
이제 비로소
선연히 가슴에 차오르던 것을
넘쳐서 흐르는 것을.
 
가장 좋은 기쁨도
자기를 위해서는 쓰지 않으려는
따신 봄볕 한 오라기,
자기 몸에는 걸치지 않으려는
어머니 그 옛적 마음을
저도 이미
어머니가 된 여자는 알고 있나니
저도 또한 속 깊이
그 어머니를 갖추고 있나니.

 

며칠 있으면 어머니 기일이다.
음력 8월 13일

내 어머니가 나를 키울 때 이리 키우셨을 터인데
난 아직도 성숙한 인간이 못 된 여리고 여린 한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머니 뵐 때 자랑스런 아들로 가슴 뿌듯하게 만나야겠습니다.

 

잘랄루딘 루미 - 여인숙

좋은 글귀 2011. 6. 22. 14:29 Posted by 따시쿵
여인숙

                      잘랄루딘 루미

인간이라는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 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 들여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어서
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 
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

그렇다해도 각각의 손님을 존중하라.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를 청소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어두운 생각, 부그러움, 후회
그들을 웃으며 맞으라.
그리고 그들을 집 안으로 초대하라.
누가 들어오든 감사하게 여기라.

모든 손님은 저 멀리에서 보낸
안내자들이까.

 
- 잘랄루딘 루미-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류시화 역음 중



우리들은 모두 남의 불행에 견딜수 있을만큼 충분히 행복하다
- 라로슈 푸꼬 -
 
행복에는 두 갈래의 길이 있다.
욕망을 적게 하거나? 재산을 많게 하거나?
- 프랭클린 -
 
행복을 사치한 생활 속에서 구하는 것은 마치 태양을 그림에 그려놓고
빛이 비치기를 기다리는 것이나 다름 없다.
- 나풀레옹 -
 
행복이란 무엇보다 건강 속에서 찾을 수 있다.
- 커티스 -
 
행복을 잃기는 무척 쉽다.
왜냐하면 행복이란 언제나 분에 넘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알베르 카뮈 -
 
세상에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라 불리는 상품은 없다.
- 헨리 벤 다이크 -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다.
- 빅토르 위고 -
 
행복의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쪽의 문이 열린다.
- 헬렌 켈러 -
 
오래가는 행복은 정직한 것 속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
- 리히텐베르히 -
 
기쁘게 일하고, 자신이 한 일을 기뻐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 괴테 -
 
사람이란 자기가 생각하는 만큼 결코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
- 라 로시코프 -
 
최상의 행복은 1년을 마무리하는 시기에 연초 때의 자신의 모습보다
더 나아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 톨스토이 -
 
행복한가? 그렇지 못한가? 결국 우리들 자신에게 달려있다.
- 아리스토텔레스 -
 
행복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은 너무 행복을 기대하는 마음이다.
- 폰트렐스 -
 
행복의 원칙은 첫째 어떤 일을 잘 할 것!
둘째,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셋째, 어떤 일에 희망을 가질 것!
- 칸트 -
 
우리 회사의 직원이 행복할 때, 고객도 행복할 수 있다.
- 사우스 웨스트 항공 -
 
나는 가진 것이 없기도 하지만 세상 모두를 가졌으며
험한 일을 하지만 가슴이 뛰기 때문에 행복하며,
나는 혼자 살기도 하지만 세계와 같이 살아가고 있기에 행복하다.
- 한비야 -
 
득점(골)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 축구선수 호나우두 -
 
나는 어린 선수들에게 농구경기 자체를 그저 즐기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들의 농구에 대한 사랑을 키워갔으면 한다.
그리고 행복해졌으면 한다.
-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 -
 
마음에 뜻을 지닌 사람이야 말로 진정 행복하다.
- 쉴러 -
 
인간은 현재 행복한 일은없지만 지금부터 행복하게 되는 것이다.
- 도스토예프스키 -
 
나와 공감하는 사람들을 찾아내는 것은 지상에서 가장 큰 행복이다.
- 스피들러 -
 
너무 불행해지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너무 행복해지기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
- 쇼펜하우어 -
 
모든 길은 행복으로 통한다.
- 탤런트 이순재 -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 링컨 -


1.
미소보이 차니생각
 
누군가를 용서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정말 용서하기 힘들때는 화를 내보세요.
미움은 분노보다 나쁘다고 합니다.
미움이 쌓이면 원망이 되고, 원망이 쌓이면 병이 됩니다.
속이 답답할때 크게한번 소리쳐 보세요.
욕을 해도 좋습니다. 용서는 용기입니다.
차니는 차니를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화가날때 화를 내고, 울고싶을때 울고,
놀고 싶을때 놀고, 소리치고 싶을때 소리치다보니
조금씩 마음이 안정이 되고, 내안에 용서라는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내안에서 작은 음성이 들렸습니다.
"차니 너 힘들었구나! 정말 힘들었구나! 알아주지 못해 미안해!"
내가 나를 인정해주고, 알아주니까 힘들었던 무게가 가벼워지고,
마음안에서 행복이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다른사람을 용서하기 힘들땐 먼저 나 자신을 다독여 주세요.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잘될 거라고..
 
- 미소보이 차니의 미움이 그칠때 중에서..
 

2.
용서는 당신을 치료한다

용서는 당신을 다시 삶 의 운전석에 앉게 해 준다.
용서는 당신에게 상처를 준 상대에게 당신이 남겨 준 당신 삶의 통제권을 다시 가져 온다.
용서는 과거의 상황이 당신의 현재를 지배하지 않도록 가르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용서는 당신을 치료한다.

-딕 티비츠, '용서의 기술'

복수심에 불타는 사람은 먼저 두개의 무덤을 파야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증오와 분노로 가득 찬, 남을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의 상태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건강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남을 용서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용서는 내 삶과 행복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겠다고 선언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3.
나와 남을 용서하라

자기 자신을
완전히 용서하라
 
과거의 그 모든 죄의식
죄업, 악행을
완전히 용서해 주라.
 
당신은 당신의 죄보다,
사로잡힌 죄의식 보다
더 큰 존재다.
 
용서받지 못할 죄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이 우주의 이치다.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야 말로
참된 참회다.
 
그리고 나서 타인과 이웃과
뭇 생명과 우주를
용서해 주라.
 
나를 괴롭히는 상황,
나에게 욕하는 사람,
마음에 무언가 어두운 흔적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모조리 용서해 주라.
 
안과 밖의
나와 내 밖의
일체 모든 존재를
모든 것들을
100% 용서해 주라
 
마음에 그 어떤 걸림도 없고
흔적도 없으며
화와 미움도 남아 있지 않는
온전한 용서를 행하라
 
나와 남의 모든 것을 용서하여
깨끗하게 비워졌을때
삶은 본연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으로
꽃처럼 피어날 것이다
 
비로소
당신의 삶은
새로운 에너지로 고동칠 것이다
 
완전한 용서로써
자신을 비운 자에게는
더 깊은  차원의
불성. 신성의 힘과 에너지가
깃들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여전히
용서하지 못한
어둡고 탁한 에너지가
마음속에 남아 있게 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똑같은 에너지를
이 우주로 부터 끌어 들이고 말것이다
 
참된 용서는
곧 텅 비어 고요한
내면의 평화를 이끌 것이고
업장소멸과
지혜와 사랑과
깨달음으로 당신을 안내할 것이다
 
- 요즘 설화가 맘을 다스리는 글들 중에서 


4.
용서를 위한 기도 - 이 해 인

그 누구를 그 무엇을 
용서하고 용서받기 어려울 때마다
십자가 위의 당신을 바라봅니다

가장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이유 없는 모욕과 멸시를 받고도
피 흘리는 십자가의 침묵으로
모든 이를 용서하신 주님

용서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용서는 구원이라고
오늘도 십자가 위에서
조용히 외치시는 주님

다른 이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기엔
죄가 많은 자신임을 모르지 않으면서
진정 용서하는 일은 왜 이리 힘든지요
제가 이미 용서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직도 미운 모습으로 마음에 남아
저를 힘들게 할 때도 있고
깨끗이 용서받았다고 믿었던 일들이
어느새 어둠의 뿌리로 칭칭 감겨와
저를 괴롭힌 때도 있습니다
조금씩 이어지던 화해의 다리가
제 옹졸한 편견과 냉랭한 비겁함으로
끊어진 적도 많습니다

서로 용서가 안 되고 화해가 안 되면
혈관이 막힌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늘 망설이고 미루는 저의 어리석음을 
오늘도 꾸짖어 주십시오
언제나 용서에 더디어
살아서도 죽음을 체험하는 어리석음을
온유하시고 겸손하신 주님
제가 다른 이를 용서할 땐 온유한 마음을 
다른 이들로부터 용서를 받을 땐
겸손한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아무리 작은 잘못이라도
하루 해 지기 전에 
진심으로 뉘우치고
먼저 용서를 청할 수 있는
겸손한 믿음과 용기를 주십시오

잔잔한 마음에 거센 풍랑이 일고
때로는 감당 못할 부끄러움에
눈물을 많이 흘리게 될지라도
끝까지 용서하고 용서받으며
사랑을 넓혀가는 삶의 길로
저를 이끌어주십시오, 주님

너무 엄청나서 차라리 피하고 싶던
당신의 그 사랑을 조금씩 닮고자
저도 이제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렵니다
피 흘리는 십자가의 사랑으로
모든 이를 끌어안은 당신과 함께
끝까지 용서함으로써만 가능한 
희망의 길을 끝까지 가렵니다

오늘도 십자가 위에서 묵묵히
용서와 화해의 삶으로 저를 재촉하시며
가시에 찔리시는 주님
용서하고 용서받은 평화를 
이웃과 나누라고 오늘도 저를 재촉하시는
자비로우신 주님

-시집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중에서 -


지푸라기로 다가와 어느덧 섬이 된 그대에게

좋은 글귀 2011. 2. 28. 13:28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연푸른 잎사귀가 나부끼니
바람도 살살 부는 줄 알겠습니다
꽃잎 하나 띄워놓고 보니
강물도 어디론가 흐르는 줄 알겠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유난히 몸살 앓던 나뭇잎 하나
머리카락에 가리어
그 절절한 얼굴이 잘 안보이니
행여 그대 돌아서 가는 길은 아닌지

더이상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지푸라기로 다가와
어느덧 커다란 섬이 된 그대여!

-이원규-

蛇足 : 대학때, 詩를 참 많이 읽었더랬다.
         李 시인은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그땐 황지우와 이성복, 뭐 그런 이들의 시를 두루 좋아했더랬다.
         시집을 덮은 지 20년이 다 돼간다........
익숙하고 편안한 것들과 결별을 선언하라

당신이 늘 보고 있으면서도 사실은 보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라.
소소한 것에서부터 삶의 기미를 포착하고 파악하는 습관을 길러라.
사물을 반듯하게 보지 말고 거꾸로 보라.
세상을 걸어 다니면서 보지 말고 물구나무서서 바라보라.
진실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을 의심하고,
아름답다고 여기던 것과 끊임없이 싸우고,
익숙하고 편안한 것들과는 결별을 선언하라.

츌처 : 안도현 시인(‘변화는 종이 물고기도 헤엄치게 한다‘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