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 - 나무의 철학

좋은 글귀 2011. 11. 14. 08:55 Posted by 따시쿵

나무의 철학    

조병화(1921~2003)

살아가노라면
가슴 아픈 일 한두 가지겠는가


깊은 곳에 뿌리를 감추고
흔들리지 않는 자기를 사는 나무처럼
그걸 사는 거다


봄, 여름, 가을, 긴 겨울을
높은 곳으로
보다 높은 곳으로, 쉼없이
한결같이


사노라면
가슴 상하는 일 한두 가지겠는가


험한 풍파에도 밖으로 내색하지 않고
뿌리에 아픔을 감추고 사는 나무에 대한 우리의 잔상(殘像)이다.

사람처럼 그가 겪은 가슴 아픈 일, 마음 상하는 일이 어디 한 두 가지뿐이었겠는가. 끝내 사람이 닿을 수 없는 40m 높이에서 피어낸 전나무 가지 끝에 걸린 바람의 향기, 생명의 정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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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 - 방문객

좋은 글귀 2011. 10. 28. 11:36 Posted by 따시쿵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인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그가 그의 일생과 함께 나에게 오고
그가 떠난 자리에 그가 가져온 그의 일생만큼의 빈자리가 생긴다면..
나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

사람이 나에게 오는 것은 .. 아직은 버거운 이야기다.
그가 오는 것도, 그가 가는 것도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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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윤 - 홀로서기 3

좋은 글귀 2011. 10. 26. 09:21 Posted by 따시쿵


홀로서기 3   
 
                                                      서정윤
 
1
보고싶은 마음을
오래 참으면
별이 된다고
작은 창으로 바라보는 하늘이 유난히 맑다.
늘상 시행착오 속에 살면서
나를 있게해 준 신이
나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숱한 밤을 밝혀도
아직도 나는
나의 얼굴을 모르고 있다.
 
2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역에서
그냥 그렇게
자신을 속이고 있다.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지만
발길을 막고 있는 건
내 속에
나 혼자 있는게
아니기 때문인가
새로운 자리를 찾아나서는
풀씨들만큼 충실한
씨앗이 되지 못했다.
그리움이 익으면
별이 된다고
내 속에서 빛나는 건
미처 못 지운
절망의 아픔들
아직도 눈을 뜨고 있다.
 
3
노래가 질펀한 거리를
그대는 걷고 있다.
시간은 내 속에 정지해 있고
어쩌면 눈물만이 아프다.
혼자 불끄고 누울 수 있는
용기가
언제쯤이면 생겨날 수 있나
모든걸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 때가
나에게 있을까.
잊음조차 평온함으로 와 닿을 때
아, 나의 흔들림은
이제야 끝났는가.
 
4
내가 준 고통들이
지금 내가 안고 궁그는 아픔보다
더 크고, 그럴지라도
그 맑은 미소가
다시 피어나길 기도하는 것조차
알량한 자기 위안일 뿐
나에게 손 내밀어 줄 신이
정말 있을까.
흔들리지 말아야겠다는
숱한 다짐들이
어떤 바람에도 놀라게 한다.
굳건히 설 수 있을 때까진
잊어야지
내 속에 흐르는 강물이
결국은 바다로 간다는 걸
깨닫기 까지.
 
5
나는 여기 있는데
내 마음은 어디를 다니고 있는지
아직 알 수가 없다.
아프게 살아온 날들이 모두
돌아볼 수 없도록 참담하고
흔들리는 인간이
흔들리는 나무보다 약하다.
지하도를 빠져나오는 느낌이
모두 같을지라도
바람부는 날
홀로 굳건할 수 있다면
내 속에 자라는 별을 이제는
하늘로 보내 줄 수 있을텐데
아직도 쓰러져 있는
그를 위해
나는 꽃을 들고 있다.
 
6
술잔 속에서 그대가
웃고 있을 때, 나는
노래를 부른다, 사랑의 노래를.
보고 싶은 마음들은
언젠가 별이 되겠지
그 사랑을 위해
목숨 걸 때가 있다면
내 아픔들을 모두 보여주며
눈물의 삶을 얘기 해야지
연기처럼 사라지는 인생을 위해
썩어지는 육신을 위해
우리는 너무 노력하고 있다.
노을의 붉은 빛을 닮은
사랑의 얼굴로
이제는 사랑을 위해
내가 서야 한다.
서 있어야 한다.
 
7
안다.
너의 아픔을 말하지 않아도
나만은 그 아픔을
느낄수 있기에 말하지 않는다.
절망조차 다정할 수 있을 때
그대는 나의 별이 되어라.
흔들리는 억새풀이 애처롭고
그냥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는 들꽃이
더욱 정겹다.
그냥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사랑하기 위해 애쓰자.
사랑없는 삶으로
우리는 자신을 속일 수 없다.
내 꿈으로 띄운 별이
이제는
누구의 가슴에 가 닿을지를
고민하지 말아야지.

풀씨도 새로운 자리를 찾아 떠나고
바람도 새로운 자리를 찾아 떠나는데
너는 도대체 무엇을 찾아 떠나본 적은 있는지 자문해 본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인 내가
풀씨와 바람보다도 못한 삶을 산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본다.

누군가는 코끝에 스치는 바람에도
자기성찰과 각성을 하는 계기로 삼았다는데......

매순간 깨어있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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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윤 - 홀로서기2

좋은 글귀 2011. 10. 26. 09:19 Posted by 따시쿵


홀로서기2 
 
                                                  서정윤
 
1
추억을
인정하자
애써 지우려던
내 발자국의 무너진 부분을
이제는 지켜보며
노을 맞자.

바람이 흔들린다고
모두가 흔들리도록
버려 둘 수 없다는 걸
깨닫기까지
얼마나 많은 것을 또
잊어야 했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 순간은
육신의 어떤 일도
중요하지 않다.
내 가슴에 쓰러지는 노을의 마지막에 놀라며
남은 자도 결국은 떠나야 한다.
 
2
아무도
객관적인 생각으로
남의 삶을
판단해선 안 된다.
그 상황에 젖어보지 않고서
그의 고민과 번뇌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가 가졌던
그 숱한 고통의 시간을
느껴보지 않고서, 그 누구도
비난해선 안 된다.
너무 자기 합리화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지만
그래도 가슴 아득한 곳에서
울려나오는 절망은 어쩔 수 없고
네 개의 가시로 자신은 완전한 방비를 했다면
그것은
가장 완전한 방비인 것이다.
 
3
나로 인해
고통 받는 자
더욱 철저히 고통하게
해 주라.
고통으로 자신이
구원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남이 받을 고통 때문에
자신을 희생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아닌 것은 아닌 것일 뿐
그의 고통은
그의 것이다.
그로 인해 일어난 내 속의 감정은
그를 더욱 나약하게 만들 뿐
아닌 것은 언제나 아닌 것이다.
그로 인한 고통이 아무리 클지라도
결국은
옳은 길을 걸은 것이다.
 
4
나의 신을 볼
얼굴이 없다
매일 만나지도 못하면서
늘 내 뒤에 서 있어
나의 긴 인생길을 따라다니며
내 좁은 이기심과 기회주의를
보고 웃으시는 그를, 내
무슨 낯을 들고 대할 수 있으리.
 
부끄러움으로 인해
자신을 돌아보지만
자랑스레 내어 놓을 것이라곤
하나도 없기에
좀더 살아
자랑스러운 것 하나쯤
내어 보일 수 있을 때가 되면
자신있게 신을 바라보리라
지만,
언젠가 되어질지는, 아니
영원히 없을지도 모르겠기에
<나>가 더욱 작게 느껴지는 오늘
나를 사랑해야 할 것인가, 나는.
 
5
나, 인간이기에 일어나는
시행착오에 대한 질책으로
어두운 지하 심연에
영원히 홀로 있게 된대도
그 모두
나로 인함이기에
누구도 원망할 수 없으리
내 사랑하는 내 삶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으니
나, 유황불에 타더라도
웃으려고 노력해야지.
 
내가 있는 그
어디에도 내가 견디기에는
너무 벅찬데
나를 이토록 나약하게 만든
신의 또다른 뜻은 무엇일까

진작에 내가 큰 질그릇으로 변했다면
하나님은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지 않았으리....

하나님도 참고참고 보다가
영 인간 구실을 못하는 것을 보고
제발 인간답게 살아라
내지는
더 큰 시련이 밀려오기 전에
단련을 시키는 것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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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윤 - 홀로서기1

좋은 글귀 2011. 10. 26. 09:18 Posted by 따시쿵


홀로서기 1 
 
                                                서정윤
 
1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2
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
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
홀로 살아간다는 걸
한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
나는
또다시 쓰러져 있었다.
 
3
지우고 싶다
이 표정 없는 얼굴을
버리고 싶다
아무도
나의 아픔을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수렁 속으로
깊은 수렁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데
내 손엔 아무것도 없으니
미소를 지으며
체념할 수밖에......
위태위태하게 부여잡고 있던 것들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 어느날, 나는
허전한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고 있었다.
 
4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면
나는 <움찔> 뒤로 물러난다.
그러다가 그가
나에게서 떨어져 갈 땐
발을 동동 구르며 손짓을 한다.
만날 때 이미
헤어질 준비를 하는 우리는,
아주 냉담하게 돌아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파오는 가슴 한 구석의 나무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떠나는 사람은 잡을 수 없고
떠날 사람을 잡는 것만큼
자신이 초라할 수 없다.
떠날 사람은 보내어야 한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일지라도.
 
5
나를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 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을
<이번에는>
<이번에는> 하며 여겨보아도
결국 인간에게서는
더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달은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
아무도 대신 죽어주지 않는
나의 삶,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6
나의 전부를 벗고
알몸뚱이로 모두를 대하고 싶다.
그것조차
가면이라고 말할지라도
변명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말로써 행동을 만들지 않고
행동으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나는 혼자가 되리라.
그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의 힘으로 견디어야 한다.
부리에,
발톱에 피가 맺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
<홀로 서기>를 익혀야 한다.
 
7
죽음이
인생의 종말이 아니기에
이 추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살아 있다.
나의 얼굴에 대해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홀로임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홀로 서고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촛불을 들자.
허전한 가슴을 메울 수는 없지만
<이것이다> 하며
살아가고 싶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랑을 하자.


시련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고 했던가.

처절한 나락으로 떨어지고 난 후 내 주위에는 나만 있다는 각성이
온몸을 휘감고 돌아설때 그때의 외로움은 글이나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공허하다.

온통 나만 있다고 생각이 드는 그때
나는 한 번 더 하늘을 향해 날개짓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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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윤 - 사랑한다는 것으로

좋은 글귀 2011. 10. 26. 09:07 Posted by 따시쿵


사랑한다는 것으로


                                 서정윤

사랑한다는 것으로
새의 날개를 꺾어 
너의 곁에 두려 하지 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종일 지친 날개를
쉬고 다시 날아갈 
힘을 줄 수 있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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精金百錬出紅爐 (정금백련출홍로)
좋은 쇠는 화로에서 백번 단련된 다음에 나오며,
 

梅經寒苦發清香 (매경한고발청향)
매화는 추운 겨울을 겪은 다음에 맑은 향기를 발하는 법이다.
 

寒苦清香艱難眩氣 (한고청향간난현기)
사람은 어려움을 겪어야 기재가 나타난다.

- 출처 : 시경
 
 

철은 백번을 단련해야 좋은 철강이되고
매화 향기는 지독한 겨울을 이겨낸 후의 향기가 진하며
사람은 어려움을 겪어 봐야 성장 한다는 이말이 가슴을 저미는 건 왜 일까?

들판에 핀 잡초와 같이 살아왔다고 하지만
난 아직 온실속 화초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며,

철이 백번 단련될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인내와
매화가 향기를 뿜기 위해서 한겨울을 지내는 인고(忍苦)의 세월은
내가 아무리 힘든 시기를 보낸다고 하지만
철과 매화에 견줄바가 못 됨을 안다.

忍苦의 세월을 지내는 동안
화덕에서 닳아 없어지거나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죽는 매화가 안 되기 위해서
부단한 심신 수양과 노력만이 무지개 햇살을 볼 수 있는 길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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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 단풍드는 날

좋은 글귀 2011. 10. 10. 13:52 Posted by 따시쿵



단풍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방하착(放下着)은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 놓아라,
또는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는 뜻이다.
우리 마음속에는 온갖 번뇌와 갈등, 스트레스,
원망, 집착등이 얽혀있는데, 그런것을 모두
홀가분하게 벗어 던져버리라는 말이 방하착이다.

누군가는 가을 단풍이 들어서 잎이 떨어지는 것에서 삶의 진리를 알고자 했다.

 근데 난, 무엇을 느끼면서 살고 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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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봉 - 엄마

좋은 글귀 2011. 10. 7. 08:46 Posted by 따시쿵


엄마

                       정 채 봉
 
 
꽃은 피었다
말없이 지는데

솔바람은 불었다가
간간이 끊어지는데

맨발로 살며시

운주사 산등성이에
누워 계시는 

와불님의 팔을 베고
겨드랑이에 누워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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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귀 2011. 10. 7. 08:42 Posted by 따시쿵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정 채 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번 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가지 억울했던 그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어떤 사람한테는 항상 같이 있어서 소중함을 잊어 버리고 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는 매우 소중하다는 사실....


옆에 계실 때 잘 해 드리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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